요리가 즐거워지는 무쇠냄비의 매력
SHOWPING 팁공유 Julia 2019-10-14 9 0

장작을 패서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묵직한 가마솥을 올려 밥을 짓던 시절이 있었다. 가마솥 밥과 함께 구수한 누룽지와 숭늉은 덤이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보자. 마치 만화 속 이야기처럼 마녀의 솥단지도 무쇠였고 이미 중세 유럽부터 존재했다. 동양 고대사에도 등장하는 이 무쇠솥은 오랜 시간 인류의 식탁을 책임져 왔다.

▲근육..아니 무쇠 냄비는 주방에 하나 쯤 갖춰야 한다

무쇠 냄비는 이름 그대로 무쇠, 즉 주철로 만든 냄비로 철을 녹여 틀에 부어 모양을 만들어 낸 것을 말한다. 주물냄비는 철 속에 탄소 함유량이 1.7% 이상인 것으로 이 탄소 함유량이 적으면 철이 무르고 연해지며 함유량이 많아지면 강도가 단단해진다. 주철은 무르지 않고 단단하고 강철에 비해 주조성이 우수해 예로부터 주방 도구로 많이 사용됐다. 가볍고 실용적인 스테인리스나 코팅 냄비에 비해 양손 묵직한 무게를 자랑하는 이 무쇠 냄비가 지금도 주방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무쇠 냄비의 인기 비결은?


옛날 가마솥의 축소판 격인 무쇠 냄비의 대부분은두꺼운 몸체와 함께 뚜껑도 무쇠다. 무쇠 냄비의 원리를 살펴보면 냄비를 가열하면 열전도율이 높아져내부에 고르게 열이 분배돼 압력솥처럼 음식 전체가 부드럽게 조리된다. 찬장에는 수많은 냄비가 용도별로 정리돼 있다. 크고 작은 냄비들 사이에서 무쇠 냄비가 빛나는 순간이 있다. 바로 늘 먹는 우리의 평범한 한 끼가 색다른 맛과 풍미로 바꾸고 싶은 그런 날 말이다.

무쇠 냄비는 한 번 달궈지면 요리가 끝날 때까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한다. 찌개, 조림은 물론 구수한 가마솥 밥을 재현할 수 있고 요즘 유행하는 식재료 자체 수분만을 이용한 저수분 요리도 가능하다. 특히 무쇠 냄비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갈비찜, 백숙 등의 조리시간을 비교적 빠르게 단축시켜 연하고 부드러운 고기를 먹게 해준다.무거운 무게, 살짝 번거로운 관리가 필요함에도 무쇠 냄비를 사용하는 이유는식재료 고유의 맛과 향을 지켜주고요리 스킬도 향상되니 식탁 위를 더욱 풍성하고 맛있게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우브 원형 꼬꼬떼 20cm

다만 무쇠 냄비는 단점도 분명하다. 일단 냄비 자체가 꽤 무겁다. 주로 많이 사용되는 18~20cm 원형 무쇠 냄비의 경우 2~3kg대의 듬직한 무게를 자랑하기 때문에 한 손으로 들기 버겁다. 게다가 이런 듬직한 무게에도외부 충격에는 약하다. 바닥에 떨어뜨리거나 강하게 부딪치면 냄비가 깨질 수도 있다. 더불어 일반 냄비에 비해 가격도 매우 높은 편이다. 주로 주방기구의 명품브랜드로 꼽히는 르쿠르제, 스타우브 냄비는 20~30만 원을 가뿐히 넘긴다. 실수로 떨어뜨려서 깨지면 속이 꽤 쓰릴 가격이다. 관리도 쉽지 않은 게 사실. 그냥 세제에 물 묻혀서 수세미로 쓱쓱 닦기만 해도 되는 코팅 냄비와 다르다. 여러 번 기름칠해야 하는 시즈닝 과정부터 꽤 번거로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쇠 냄비를 한 번쯤 써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더 건강하고 맛있는 우리의 식탁을 위해서 말이다.


천천히~ 무쇠냄비를 골라보자~


주방의 품격을 높여주는 무쇠 냄비는 그 역사만큼 종류도 다양하다. 무쇠 냄비의 대표 브랜드는 한 번쯤은 들어봤을 르쿠르제, 스타우브, 차세르, 롯지 등이 있다. 식감을 돋우는 원색의 컬러와 묵직함으로 무쇠 냄비의 매력으로 갖췄다. 무쇠 냄비를 구입하기 전 자주 먹는 우리 집 메뉴를 떠올려 보자. 무쇠 냄비는 찌개, 전골, 조림 등 용도와 사용빈도에 따라 크기와 무게를 고려해 구입하는 게 좋다. 각종 국, 찌개류, 계란찜, 밥짓기 등 한식 요리 따라 맞는 냄비 사이즈가 있기 때문이다.

무쇠 냄비를 처음 구입한다면 가장 추천하는 사이즈는 16, 18, 20cm 둘레다. 16cm는 찜류, 밥 짓기에 제격이고, 18cm 2인용 이상 국, 찌개류, 20cm는 국, 찌개, 조림, 전골등을 다방면으로 사용할 수 있다. 20cm 이상 사이즈 경우 전골,샤부샤부, 곰탕요리가 가능한 크기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냄비 둘레의 숫자가 커질수록 무게도 같이 증가한다. 혹자들은 작은 사이즈부터 시작해점점 사이즈를 키워가는 재미가 무쇠 냄비의 매력이라고 한다.

▶르쿠르제 원형냄비 16cm


명품 냄비의 대명사로 통하는 르쿠르제는 90년 브랜드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브랜드다. 유니크한 디자인에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등 원색의 선명한 컬러는 르크루제의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르쿠르제는 30단계 이상 품질 테스트를 거쳐 철저한 품질관리를 바탕으로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내구성을 가진 무쇠 냄비로 유명하다. 르쿠르제 원형 냄비 16cm는 브랜드 상징 컬러인 오리지널 오렌지로 입맛을 자극하는 식감이다. 16cm는 가장 기본이 되는 무쇠 냄비 사이즈로 쌀밥, 잡곡밥, 영양밥 등 금방 한 가마솥 밥처럼 맛있게 지을 수 있다. 찜이나 찌개, 국 삶기도 가능하다. 1.3L 용량에 무게는 2.1kg.

▶스타우브 라이스 꼬꼬떼 18cm


스타우브 역시 프랑스 브랜드로 모든 냄비 뚜껑 안쪽 볼록한 돌기가 여러 개 있어 열을 가하면 수분이 돌기에 맺혔다가 다시 음식으로 떨어지는 과정을 반복해 저수분 요리의 효과를 높인다. 묵직한 뚜껑은 조리 중 수분의 손실을 막아주고 압력솥과 같은 효과를 낸다. 손잡이가 동과 니켈로 돼 있어 고온의 오븐 요리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라이스 꼬꼬떼는 기존 주물냄비보다 바닥이 더 깊고 오목해 더욱 찰진 밥을 만들어주는 밥짓기에 최적화된 냄비다. 밥뿐 아니라, 국, 찌개, 이유식, 잼 등 재료를 뭉근히 끓여내는 요리를 했을 때 더 깊은 맛을 끌어낸다.

▶스타우브 베이비웍 16cm


무쇠 냄비가 무거운 이유 중 하나는 뚜껑도 무쇠로 돼 있기 때문인데 베이비웍은 조리 과정을 살펴 볼 수 있는 열강화 유리 뚜껑으로 1.4kg의 무게로다른 무쇠 냄비보다 가벼운 게 특징이다. 베이비웍은 1~2인용 요리를 할 때 적합하다. 아기 이유식을 조금씩 바로 만들어 먹일 때 편리하며 조리한 음식을 1회 분량으로 덜어서 담을 수 있어 자주 쓰게 될 사이즈의 냄비다. 계란찜, 볶음, 조림, 튀김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고 열과 세척에 강하게 내부에 블랙매트 에나멜 코팅으로 내구성을 더 높였다.


▶차세르 무쇠 주물 전골냄비 20cm


국내에서 르쿠르제와 스타우브에 명성에 좀 가려졌지만 차세르는 역시 마찬가지로 프랑스 브랜드로 90여 년간 벽난로를 비롯해 주방 및 인테리어와 관련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주물 전문 브랜드다. 차세르 무쇠 제품은 멀티 에나멜 공법을 적용해 완성된다. 부식으로부터 냄비를 보호하고 내부에도 에나멜 코팅을 해 세척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 차세르 양수냄비는 지름 20cm로 전골 냄비에 적합한 사이즈로 무게는 3.5kg이다. 같은 사이즈의 르쿠르제 냄비보다 가격대가 낮은편이다.


무쇠 냄비, 길들임이 필요해~


어린 왕자에서 여우는 이렇게 말했다.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무쇠 냄비도 여우처럼 나만의 냄비를 만들기 위해서는구입 후 바로길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처음 사용할 때는 시즈닝, 즉 길들이기가 필수다. 혹여 냄비에 남아있을 부산물이나 녹을 없애고 조리할 때 음식이 눌어붙지 않게 방지하기 위해서다. 냄비 안에 식물성 기름을 골고루 묻혀 준 다음 중불 에서 오래 가열하다 연기가 나면 불을 끄고 상온에서 천천히 식혀준다. 이 과정은 3~5번 정도 반복하는 게 좋다. 무쇠 재질은 녹슬 염려는 적지만 한번 흠집이 생기면 복원할 수 없다. 조리도구는 실리콘, 우드 소재로 사용하는 게 좋다.

시즈닝 과정을 마친 다음 첫 요리로는 삼겹살이나 베이컨 같은 돼지고기 요리나 오일 파스타, 감바스 등 기름기 많은 음식을 하는 게 좋다. 초반에는 되도록 타서 쉽게 눌어붙을 수 있는 양념 많은 요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무쇠 냄비는 사용 전에 중불로 3~5분 정도 예열하고, 요리 중에도 빨리 익히겠다고 센 불로 가열하면 오히려 식재료가 냄비 바닥에 눌어붙을 수 있으니 주의한다. 열전도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약불에서 사용해도 충분히 센 불에 사용한 거 같은 성능을 발휘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윤이 반들반들하게 길이 잘든 무쇠 냄비는 평생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주방의 든든한 친구가 된다.


무쇠 냄비, 잘 관리해서~ 오래오래 쓰자~

무쇠 냄비는 잘만 관리하면 대를 이어서 물려줄 수 있을 만큼 반영구적인 주방기구다. 오래오래 써서 아들, 딸에게 물려주려면 평소에 제대로 관리해줘야 한다. 우선 요리 후 달궈진 냄비는 바로 찬물로 설거지하면 냄비가 변형되거나 코팅 수명이 짧아지므로 충분히 열을 식힌 후 미지근한 물로 설거지한다. 이때 냄비를 길들이는 과정에서 생긴 오일 막을 보호하기 위해 중성세제는 되도록 쓰지 않는 게 좋다. 주방세제 대신 밀가루나 베이킹소다로 기름기를 없앤 다음 미지근한 물과 함께 부드러운 스펀지를 사용해 문질러준다. 음식물이 바닥에 눌어붙었거나 찌들었다면 굵은 소금 한 컵을 뿌려 문질러주거나 베이킹소다 끓인 물을 부어주면 찌꺼기 제거가 쉽게 된다.

세척 후 물기는 바로 마른 수건으로 제거하고 서늘한 곳에서 건조된 상태로 보관한다. 냄비를 보관할 때도 냄비와 뚜껑이 서로 맞닿지 않게 종이를 사이에 끼워 흠집을 방지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비결이다.

맛, 영양, 건강 삼박자를 생각하면무쇠 냄비가 좋다. 앞서 언급한 무겁다는 단점도 있지만, 처음부터 무리해서 큰 사이즈 냄비를 사기보다는 1~2인용 요리 할 수 있는 정도의 작은 사이즈부터 시작하면 그렇게 무게가 부담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냄비 하나 바꿨을 뿐인데 주방이 화사해지고 맛있는 한 끼로 보답받을 수 있다.



기획, 편집 / 정도일 doil@danawa.com

글, 사진 / 홍효정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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